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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CODA)'에 대한 힐링 중심의 영화 리뷰

by healing6277 2025.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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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청각장애인 루비가 수화로 자기의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배경

영화 '코다(CODA)'는 'Children of Deaf Adults'의 약자로, 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청인 자녀를 의미합니다. 이 영화는 미국 매사추세츠의 작은 어촌 마을을 배경으로, 청인 소녀 루비가 청각장애를 가진 가족 사이에서 겪는 갈등과 사랑, 그리고 음악을 통해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단순히 장애를 소재로 삼는 영화가 아닌, 서로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가족 구성원들이 어떻게 진심으로 소통하고 연결되는지를 따뜻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코다’는 침묵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들려오는 마음의 소리, 그리고 꿈을 향한 용기와 가족의 사랑을 통해 현대인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는 힐링 무비입니다.

가족과의 소통 – ‘코다’의 따뜻한 배경

루비는 어릴 적부터 부모와 오빠의 귀가 들리지 않기 때문에 통역사 역할을 자연스럽게 맡게 됩니다. 그녀의 하루는 누구보다 바쁘고 성숙합니다. 새벽부터 가족의 고기잡이 배를 타고 어업에 참여하고, 학교에서는 또래들과 어울리기보다는 가족 걱정에 빠져 있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루비의 현실을 극적으로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소한 일상 속에서 가족 간의 끈끈한 유대와 삶의 리듬을 담백하게 표현합니다. 부모님은 루비에게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오빠 역시 동생을 향한 무뚝뚝하지만 깊은 사랑을 드러냅니다. 영화가 인상적인 이유는, 이들의 대화가 모두 수화와 표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말이 아닌 눈빛과 손짓으로도 얼마나 많은 감정이 오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은 관객의 감정을 천천히 흔들어 놓습니다. 특히 루비가 부모와 갈등을 겪는 순간에도, 그 대립은 큰 소리나 폭발적인 감정이 아닌 조용한 침묵과 단단한 시선으로 표현됩니다. 이는 가족 간의 갈등마저도 따뜻하게 느껴지게 만들며, 루비의 현실에 더욱 몰입하게 만듭니다. 코다 속 가족은 결코 불행하거나 부족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불편함 속에서도 삶의 균형을 유지하며 서로를 의지합니다. 루비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다리이기에 때로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그녀는 그 사랑 안에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이 가족을 통해 ‘진정한 소통이란 말이 아닌 마음의 연결’ 임을 보여주며, 진정한 힐링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음악과 꿈 – 루비의 성장 이야기

영화의 핵심적인 전환점은 루비가 노래라는 자신의 꿈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고등학교 음악 수업에서 선생님인 베르나르도 선생이 그녀의 음악적 재능을 알아보고, 루비에게 음악학교 진학을 권유합니다. 그러나 루비는 음악을 선택하는 것이 곧 가족을 떠나는 것임을 의미하기에 쉽게 결정하지 못합니다. 그녀는 가족 없이는 움직이기조차 어려운 현실 속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루비의 내면 갈등은 단순히 진학의 고민을 넘어, 자아와 의무 사이에서의 치열한 선택의 문제로 확장됩니다. 이 영화의 놀라운 점은, 음악이라는 '소리의 예술'이 청각장애 가족의 이야기 속에서 오히려 더 깊이 있는 의미로 표현된다는 점입니다. 루비가 노래를 부를 때 가족은 아무것도 들을 수 없지만, 그들은 루비의 표정, 진동, 감정을 통해 음악을 느낍니다. 이는 비청각적 감각을 통해 음악을 공유하는 새로운 방식이며, 이 장면은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의 정점이기도 합니다. 특히 연습 장면에서 루비가 수화로 노래 가사를 표현하는 장면은 시청각적 감동이 극대화되는 순간으로, 관객에게 오랫동안 여운을 남깁니다. 루비의 성장은 단지 예술가로서의 성장이 아닙니다. 그녀는 가족 안에 머물면서 희생했던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의 삶과 목소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자립하는 법을 배워갑니다. 이는 많은 청소년들과도 닮아있고, 동시에 모든 세대에게 울림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가족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루비의 선택은, 현대인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나 자신을 지키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침묵 속의 사랑 – 감동을 주는 장면들

‘코다’의 백미는 감정을 억지로 끌어내지 않으면서도, 보는 이의 마음을 깊이 울리는 섬세한 연출입니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는 루비가 공연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르던 중, 관객의 시점을 루비의 부모 시점으로 전환시키는 부분입니다. 소리가 완전히 사라지고, 무대 위 루비의 입 모양만 보일 때 관객은 비로소 부모가 느끼는 ‘침묵의 현실’을 간접 체험하게 됩니다. 그 장면은 음악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순간으로 기록됩니다. 또 하나의 명장면은 루비가 아버지와 단둘이 트럭 안에 앉아 있을 때입니다. 아버지는 딸이 자신을 위해 부르는 노래를 들을 수 없지만, 딸의 목을 손으로 살며시 얹고 그 진동을 느낍니다. 그 순간 두 사람의 눈빛은 어떤 말보다도 진한 교감을 이루며, 관객에게 눈물과 함께 깊은 감동을 안깁니다. 이 장면은 장애를 넘어서는 사랑의 본질을 이야기하며, 그 어떤 감성적인 대사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영화는 루비가 결국 가족의 응원 속에서 음악학교 오디션을 치르며, 삶의 새로운 문을 여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그 과정 속에서 가족은 딸의 꿈을 위해 현실적인 위험을 감수하고, 루비 역시 가족의 삶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배웁니다. 이렇게 영화는 갈등의 해결을 통해 단순한 해피엔딩이 아닌, 상호 이해와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교훈적인 결말로 마무리됩니다. 이 모든 과정은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우리는 과연 진정으로 소통하며 살고 있는가? 사랑하는 사람과 마음을 나누고 있는가? 이런 질문은 코다를 통해 조용히 스며들듯 전해지고, 마치 명상처럼 우리 마음을 정화시켜 줍니다.

결론

영화 '코다'는 단지 청각장애라는 소재를 넘어서, 진심으로 마음을 나누는 관계의 본질을 이야기합니다. 세상의 소음 속에서 우리는 진짜 ‘소리’를 듣고 있는가? 루비와 그녀의 가족은 서로의 언어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오히려 그 부족함 속에서 더 깊은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다. 소통은 완전한 이해보다, 이해하려는 노력에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보여줍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에서 작은 위로가 필요할 때, '코다'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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