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내란후 영적, 육체적, 심리적의 힐링" 단계별 가이드

by healing6277 2025. 7. 13.
반응형

잔듸 광장에 내려 앉은 군용 헬기에서 군인들이 헬기 밖으로 나오고 있다.

주제 소개

내란은 단순히 국가나 지역의 붕괴를 넘어, 개인의 삶과 존재마저도 철저히 흔들어놓는 재앙입니다. 살아남았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마음은 여전히 그날에 머물러 있고, 몸은 쉽게 일어나지 못하며, 영혼은 삶의 의미를 상실한 채 허공을 떠돕니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단계별 회복’입니다. 이 글에서는 내란 이후 생존자들이 겪는 상처를 영적, 육체적, 심리적 단계별로 나누어, 그에 맞는 구체적인 치유 전략을 제시합니다.

영적 회복 – 무너진 삶의 의미를 되찾는 길

내란은 인간의 믿음 체계에 큰 충격을 줍니다. 내가 믿었던 정의, 신념, 신앙, 사람에 대한 신뢰 모두가 붕괴되며, ‘나는 왜 살아남았는가’, ‘내가 잘못한 것인가’ 같은 깊은 회의와 죄책감이 영혼을 무겁게 짓누릅니다. 특히 가까운 사람을 잃거나, 폭력과 죽음을 직접 목격한 경우 영혼의 붕괴는 더욱 심각합니다.

영적 회복의 첫걸음은 내면의 침묵과 마주하기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피하지 않고, 조용히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바라보는 연습을 통해 고통을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길러야 합니다. 명상, 기도, 철학적 성찰, 자연과의 교감, 조용한 독서 등이 이 과정에서 큰 힘이 됩니다.

또한, 공동체와의 영적 연대는 영혼의 상처를 나누고 치유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같은 경험을 한 이들과의 만남, 종교 모임, 회복 기도회, 비폭력 대화 모임 등을 통해 타인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고통을 재해석할 수 있습니다. ‘나 혼자가 아니다’라는 인식은 영혼을 안정시키고 회복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적 회복이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품고 살아가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다시 믿을 수 있을까,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다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질문들을 안고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삶은 조금씩 방향을 되찾게 됩니다.

육체적 회복 – 기초 생존을 넘어 건강한 삶으로

내란 후의 육체는 종종 한계까지 소진되어 있습니다. 굶주림, 부상, 감염, 피로, 수면 부족, 신체적 폭력 등은 몸을 약하게 만들 뿐 아니라 마음까지 침식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몸이 고장 나면 마음도 함께 무너집니다. 따라서 육체적 회복은 전체 회복의 출발점이자 기반입니다.

회복 초기에는 기초 생존을 위한 응급 처치가 가장 우선되어야 합니다. 안전한 쉼터 확보, 영양 섭취, 깨끗한 물, 충분한 수면 등이 필수입니다. 특히 탈수, 영양실조, 감염병 같은 위협은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치료가 없으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국제 의료단체, 지역 NGO, 임시 병원 등과의 연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중간 단계에서는 기능 회복과 면역력 강화가 관건입니다. 가벼운 걷기, 호흡 운동,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재활성화하고, 비타민, 단백질, 복합 탄수화물 등 균형 잡힌 식단을 꾸준히 섭취해야 합니다. 수면 리듬 회복 역시 매우 중요하며, 일정한 취침 및 기상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장기적으로는 신체 주권의 회복이 목표입니다. 스스로 내 몸을 통제하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며, 아프면 병원에 갈 수 있다는 감각이 회복되어야 삶의 주도권이 돌아옵니다. 운동 루틴 정착, 건강검진, 위생 관리 등의 습관이 형성되어야만 재난 이전의 몸 상태로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육체 회복은 ‘살아 있는 나’에서 ‘살아가는 나’로의 전환을 가능케 합니다.

심리적 회복 –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이해하는 것부터

심리적 회복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종종 가장 뒤로 밀리지만, 사실은 가장 오래 걸리고, 가장 깊이 작용하는 회복 단계입니다. 내란 생존자들은 복합 트라우마, 죄책감, 수치심, 분노, 자책감, 무기력에 시달리며, 이로 인해 일상생활조차 어려워집니다. 특히 플래시백, 회피, 과잉 경계 같은 PTSD 증상이 나타나면 일상 복귀가 더욱 힘들어집니다.

회복의 첫 단계는 감정 인식과 수용입니다. “난 괜찮아”라는 말보다 “나는 지금 힘들다”라는 고백이 훨씬 용기 있는 일입니다.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이름 붙이고, 표현할 수 있어야 회복은 시작됩니다. 이때 글쓰기, 그림 그리기, 대화 나누기, 눈물 흘리기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전문가와의 치료적 관계 구축입니다. 심리상담사, 정신과 의사, 트라우마 전문가 등과의 안정된 상담을 통해 자신이 겪은 경험을 정리하고,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EMDR, 노출치료, 인지치료, 예술치료, 가족치료 등 개인 상황에 따라 맞춤형 접근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안전한 삶으로의 회복 훈련입니다. 정해진 루틴 만들기, 일상 회복을 위한 단계적 목표 설정, 작은 성공 체험 쌓기 등을 통해 자기 효능감을 회복하고,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는 신념을 다시 세워야 합니다. 또한 또래 집단, 회복 공동체와의 지속적인 연대는 심리적 회복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수입니다.

심리 회복은 절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타인의 공감, 전문가의 도움, 공동체의 연대가 있어야만 진짜 회복이 시작됩니다. 감정은 말할 수 있어야 흘러가고, 그래야 비로소 마음도 가벼워집니다.

내란 이후의 삶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새롭게 시작할 수는 있습니다. 그 출발점이 바로 몸, 마음, 영혼의 통합적 회복입니다. 이 세 가지는 분리되어 작동하지 않으며, 서로를 보완하며 상승작용을 일으킵니다. 어느 하나만 회복되어도 전반적인 회복이 가능해지고, 세 가지가 균형 있게 회복될 때 비로소 ‘삶’이 다시 시작됩니다. 지금 내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어떤 회복이 필요한지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회복은 시작된 것입니다.

반응형